나의 대학일기

Amazing Grace

JellyBlog 2024. 11. 14. 00:37

불과 이틀 전, 나는 엄청난 불만과 미움에 갇혀 있었다.

이번 주 월요일은 아침 8시 반부터 밤 11시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쉴 틈이 없었던 강행군 스케쥴이었다.

하루의 끝에 Student Council 주간 회의를 하면서, 지난 한 주간, 그리고 월요일 당일 하루 간 쌓여버린 스트레스가 최고치에 달했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의 못난 모습, 못난 자아가 제어가 되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부대표 오빠에게 나는 왁! 하고 화를 내었다. 

오빠의 말을 끊고, 내 할 말만 했다.

 

그 다음날 오빠에게 사과했고, 오빠는 전혀 못 느꼈다며 괜찮다고 했지만, 미운 마음을 내내 품고 있던 나는 알고 있었다. 오빠가 그렇게 느꼈든 안 느꼈든, 나는 미움에 사로잡혀 욱하고 화를 뱉어버렸던 것이다.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피곤에 절어 있던 상태라 그 날 밤은 그저 쓰러지듯 잠에 들었고, 내 잘못을 깨닫게 된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방에서 골로새서 1-3장을 읽었다.

1-2장에서 예수님의 신성하심을 배우고, 3장에서 '예수님 같이' 사랑하고 용서하고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을 마주하자 나의 못난 전날 밤의 모습이 바로 떠올랐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내게 사랑이 없었다는 것, 내 미움과 악독이 사랑하는 마음을 갉아 먹어버리고 그 악독에 사로잡혀 남을 상처 주는 데에 무감각해지고, 온유가 아닌 잔인한 마음을 먹게 되었었다는 것.

이 말씀을 읽으니 보였다.

나는 정말 미워하는 마음에 사로잡혀, 남을 상처주는 행동에도 무감각하게, '왜 내가 손해 봐야 해' '왜 나는 항상 참아야 해' '이 정도 말은 할 수 있어' 라는 자기 합리화에 갇혀 남을 상처 주고 있었다. 

 

하나님께 너무 죄송했다. 내가 아직도... 이렇게 악독하구나. 못났구나.

내 안에는 도무지 '선한 것이 하나도 없구나'.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선하심, 도우심, 말씀으로 교훈하심이 늘 필요하다.

 

오늘 채플에서는 'Amazing Grace'를 불렀다.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그랬다. 나는 주님 만나기 전에도, 주님 만난 후인 지금도, 똑같이 죄인이다.

나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선한 것을 해낼 수 없는 죄인이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나를 살려주셨고, 만나주셨고, 죄인이어도 사랑한다, 그렇게 말씀해주신다.

사랑을 받을 만한 모습이 아닌데도, 주님은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다.

 

그러면 나도, 내 마음에는 안 들어도, 내가 보기에는 '사랑 받을 만한' 모습이 아닐지라도,

내게 보내주신 이들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내가 우리 하나님의, 나를 향하신 그 Amazing grace에 보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절대 갚을 수 없는 은혜이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해주신다면, 나도 사랑하면서 살아야겠지. 

 

'믿음, 소망, 사랑, 그 가운데 제일은 사랑이라'

 

사랑이신 나의 하나님처럼, 나도 주변을 사랑하며 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