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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바이링구얼은 없다 There is no perfect bilingual speaker (TCK, Identity Crisis) 본문
완벽한 바이링구얼은 없다 There is no perfect bilingual speaker (TCK, Identity Crisis)
JellyBlog 2025. 4. 11. 11:53한국에서 나고 자라, 특출난 영어 사교육도 없이 독학으로 영어를 배운 내가, 국제 대학에서 100% 영어 강의를 수강하고 외국인 룸메이트들과 생활하는 건 분명 쉬울 수 없는 일이었다.
문화 차이, 언어 장벽,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외국인 친구들보다도 '검은 머리 외국인' 친구들이었다(이제는 이런 표현 쓰고 싶진 않지만... 참고로 검머외와 비슷한 영어 표현은 'Banana'가 있다. 겉은 Asian이라 노란데, 속은 백인이나 다름없는 이민 2, 3세들이라는 뜻. 좋은 표현은 아니다.)
정말, 정말 많았던 나의 검머외 친구들ㅋㅋㅋ
영어도 어렵고, 국제 학교의 문화 같은 건 너무 생소했던 1학년의 나는 그들이 부럽다고만 생각했다.
기독교 색이 짙은 학교인만큼, 선교사 자녀들이 많았기에 대부분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인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영어도, 국제 학교 문화도 낯설던 나에게 그들은 서로서로 쉽게 친해지고 캐주얼한 영어를 사용하며 노는게 멋져보이고 부러웠다.
Little did I know,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통과 고민이 있었단 것을... 내 눈에 보이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먼저, 한국에서는 생소한 Identity Crisis 라는 개념이 있다.
1. Identity Crisis 정체성 위기
Identity Crisis는 번역하면 '정체성 위기'라는 개념인데, TCK(Third Culture Kids 제 3문화 아이들)이 주로 겪는 현상이다. 한국은 아직 단일민족 성향이 강한 나라라서, TCK나 Identity Crisis 같은 개념이 생소하지만, 미국 같이 다인종 국가나,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가정에는 잘 알려진 개념이다.
말 그대로, 정체성의 위기다.
TCK인 Nichole 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 엄마 아빠는 토종 한국인이지만,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미국 문화가 더 익숙하다. 그런데 부모님이 한국인이셔서, 미국에서 살지만 가정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배우며 자랐다.
이런 경우 Nichole 은 3가지 문화를 경험한 것이다.
1. 첫째 문화: 부모님의 문화
2. 둘째 문화: 출생 및 거주지의 문화
3. 셋째 문화: 1과 2가 섞여 만들어진 독특한 제 3의 문화.
그리고 Nichole 에게 가장 익숙한 문화는 셋째 문화인 것이다. 그런데 Nichole 은 분명 미국에서 나고 자랐는데도 토종 미국인 친구들---부모님도, 조부모님도 미국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과는 조금 다르다. 공감대가 다르고, 모든 문화를 공유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토종 한국인들과 더 가깝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토종 한국인들과는 외모만 같을 뿐, Nichole 이 아는 한국 문화는 부모님을 통해 가정에서 배운 문화에 한정되어 있어, 또래 한국인 친구들과는 더 큰 문화 장벽을 느낀다. Nichole 은 과연 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심한 경우, Nichole 과 같은 TCK들은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는, 소속감의 부재를 겪는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는 것. 미국에서는 외모 때문에 외국인 취급을 받았고, 한국에서는 문화와 언어가 익숙하지 않아 '검머외' 취급을 받는다.
이 정체성의 혼란이라는게 생각보다 더 큰 문제다. '고향'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지기 때문.
실제로 많은 TCK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고향'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별로 없다고 답했다.
힘들 때 돌아갈 곳이 없다. 어느 그룹에 가도 어색한 느낌, 붕 뜨는 느낌이다. 나를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 부모님도 TCK인 나의 문제를 이해 못한다...
이것이 바로 Identity Crisis의 진짜 모습이다. TCK가 아닌 나로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이보다 더 많을 것이고.
그들의 두번째 고통,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는 없다는 점이다.
2. 이중언어 구사의 맹점
언어 공부에는 수준급의 이중언어 구사가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언어 공부의 '황금기 나이대'가 존재한다.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나이대다. 그런데 그 시기에 외국어를 공부하고 접하더라도,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준다는 것이지, 그 시기 이후로 외국어 공부가 진행되지 않으면, 외국어 실력의 성장은 어림도 없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완벽한 바이링구얼'이 되려면,
1. 황금기 나이대에 외국어를 접하고,
2. 그 이후로 모국어 Input 만큼 외국어 Input 도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하고,
3. Output 도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훈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10대의 성장기에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게 정말 쉽지 않다.
금전적으로는 물론이고, 아이가 이런 무자비한 공부 스케쥴을 수년간 따라가기란 더더욱 어렵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2번에서 '모국어 Input 만큼 외국어 Input 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라는 건, 그냥 외국 영화 보고 외국어 원서 좀 읽으면 장땡이라는 말이 아니다.
모국어 Input 은 우리의 생각보다도 정말 방대하다.
유년기, 가정에서 부모님의 대화와, 요즘은 미디어를 통해서도 모국어 Input 을 받는다.
성장기 내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교제하고 공부를 하는, 그 학교 생활 자체에서 받는 모국어 Input 은 따로 조성할 수 없는 최상의 언어 학습 환경이다.
이만큼의 모국어 Input 을 외국어 Input 이 따라잡으려면, 하루에 학교를 2번(모국어 사용 학교 1번, 외국어 사용 학교 1번) 다니는 수준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인데, 가능할까? 설령 가능해도, 세상에서 몇 명이나 그게 가능할까?
심지어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는 고급 어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 고급 어휘라는 것은... 모국어 사용자도 학습하지 않고는 체득할 수 없는 범주의 어휘다.
학창시절에 배우는 역사, 수학, 과학, 문학... 모국어로는 너무 당연한 어휘일지라도 외국어 학습자 입장에서는 방대한 양의 고급 어휘들이다.
(아무리 초등학교 1-2학년 시기 유학을 다녀왔어도, 이중언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반지름', '이등변삼각형', '춘추전국시대' 같은 외국어 어휘를 마주하면... 답할 수 있겠냐고)
그러니 사실상, 대부분의 바이링구얼의 경우, 완벽한 바이링구얼로 보일지라도, 일상 회화 수준에서의 이중언어 구사를 넘기가 어렵다.
바이링구얼이나 TCK들을 볼 때, '공부 없이도 2개 언어가 자유자재로 되니까 엄청난 수혜자'로만 생각하는 것은 조금 곤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이중언어 구사가 그렇게 자유자재인 것도 아니고, Identity Crisis의 영향은 우리 생각보다 크다.
바이링구얼, TCK들이 공짜로 이중언어 구사력을 얻은 건 절대 아니라는 점.
그러니 고급 수준의 바이링구얼들은, 엄청난 공부를 통해 그 수준에 올라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결론은 언어공부에 공짜는 없다...
무언갈 얻었다면 잃는 것도 반드시 있다.
무언갈 잃었다면 얻는 것도 반드시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무얼 얻을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는지 찾는 것.
나는 토종 한국인이라 영어가 모국어처럼 편하지도 않고, 공부할 양이 어마어마하게 남아있지만, 토종 한국인이기 때문에 단단한 정체성을 기르고 다른 한국인들과도 문화적 bond를 쉽게 이룰 수 있다. 이건 나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가 간절하게 바라고도 얻기 어려운 것이다.
불평과 불만을 감사로 바꾸면, 감사할 일이 너무도 많다.
내게 없는 것보다, 내게 있는 것에 집중하기.
내게 있는 것에 감사하고, 내게 있는 것을 나눠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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